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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강칭미 할아버지가 말하는 ‘내가 겪은 6.25’ (2)

“부모 잃고, 자식 잃는 게 전쟁이지, 평화가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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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서 수습기자
기사입력 2019-06-12

▲ 군 훈련병 시절의 강칭미 할아버지     © 강민서 수습기자

 

[뉴스쉐어=강민서 수습기자] 대부분의 10대에게 6.25전쟁은 교과서 속 글이다. 6.25전쟁이 난 지 올해로 69년째. 아직도 우리 곁에는 전쟁을 겪고 아픔을 간직한 채 살고 있는 가족이 있다. 이들에게 전쟁은 과거가 아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전쟁의 참상을 겪은 강칭미(83) 할아버지를 만나 난리 통 속의 삶을 들어봤다.

 

전쟁 중에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일이 있었다면?
인민군 한사람을 여산면 사람들이 살렸어. 인민군이 북에 가기 싫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여산 면장 집에 숨겼지. 시간 한참 지나고 세상 조용해진 뒤에 살 집을 마련해서 전주로 보냈다니까. 혹시나 여산에 있으면 위험할까 봐 여산면 떠나라고 했어. 인민군이지만 고마운 사람이야.

 

왜 고마운 사람이에요?
그 젊은이가 아마 스물 대여섯 살 됐을라나 몰라. 인민군이 창고에 민간인을 잡아다가 가둬놓고 죽이고 또 잡아 가뒀어. 그런데 인민군이 북으로 후퇴하며 이 민간인들을 다 죽이고 갈 판이야. 그러니 그 젊은이가 밤에 양쪽 창고 문을 다 따줬어. 도망가라고. 그래서 그 사람들 다 살았잖아. 

 

할아버지는 비록 인민군이지만 여럿 목숨을 살려줘서 참 고맙다며, 남한에서 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잘 살고 있을지… 하고 말끝을 흐렸다.
 
혹시 할아버지가 인민군을 직접 대면한 적도 있으셨어요?
하루는 마당에 나와서 얼쩡거리고 있었더니 한 사람이 우리 집 쪽으로 불이 나게 올라오더라고. 누군가 하고 보니 인민군이야. 속으로 그랬지. ‘이제 죽었다.’

 

그러고는 서 있으니까 오라고 손짓을 해. 그래서 갔지. 가니까 따라 오라는 거야. 어디 가냐고 물으니 따라 오라고만 해. 그렇게 가는 길에 내 친구 둘을 만났어. 나까지 셋을 데리고 가. 가다가 둘을 더 만나서 다섯을 데리고 여산 읍내로 가는 거야. 보는 대로 무조건 데리고 가는 거야. 집에서는 난리가 났지. 부모들이 얼마나 걱정이 될 거야.

 

가서 보니 여산 파출소로 데리고 왔더라고. 거기에 터를 잡을 모양 이었던가봐. 벽돌을 쌓아 놓았어. 그리고는 우리 보고 파출소 뒤로 짊어 나르래. 알몸으로 그걸 어떻게 짊어 나르나. 그래서 한 장씩 들고 나르면서 가다가 쉬고 가다 쉬고 했는데 내가 쉬는걸 보고 친구도 벽들을 들고 오다가 내리고 쉬었던 거야.

 

그랬더니 우리를 데리고 간 인민군이 우리 보고 오래. 그러더니 총 개머리판으로 내 등가죽을 찍어 내리는데 별이 번쩍 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 친구는 말대꾸 했다고 엎드려뻗쳐 시켜 놓고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데 등짝에서 피가 나도 패는 거야. 그래서 ‘해만 넘어가라 저녁에는 보내주겠지’ 했는데 저녁 되니 보내주긴 보내 주더라고. 열 서너 살 먹은 어린 것이 부역을 다 했다니까.

전쟁 후는 어땠어요?
강 할아버지는 전쟁 후에도 “여산 같은 곳은 괜찮았고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세상이 조금 조용해진 후에도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이북으로 못가고 어디 골짜기로 올라간 인민군들이 있었어. 그들 때문에도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회상했다.

 

배가 고프니 짐승이고 양식이고 다 뺏어가고 그랬다던 전쟁 이야기를 이어가는 할아버지의 눈에서는 그 때 당시 겪었던 전쟁의 공포가 아직도 생생했다.

 

할아버지는 "겪어보지 않은 서로 죽이고 죽이고 죽이는 일이 어떤 것인지 그 참혹함을 모른다"며 "부모 잃고 자식 잃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 평화가 최고다. 그래서 평화가 와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전쟁의 참상을 지켜본 은행나무가 여산초등하교 운동장에 서있다.      © 강민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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